우연히 만난 부서짐.
한인타운 변두리로의 이사.
그래봤자 한국스러움을 느끼려면 걸어서는 꽤나 멀고,
버스도 공짜 BBB 가 아닌 metro를 타야함으로 한인타운은 없는 셈 치고.
이사하는 날 귓구멍을 이어폰으로 막고
-감성에 젖어 playlist 중의 한 곡인- 소녀시대 멤버 '태연' 노래 [들리나요] 를 듣고있던 중
" 뻐엉 "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
빨간색 캠리와 흰색 니싼이 나란히 서로 뒤로 물러서는 장면이 보이는게 아닌가.
따끈따끈한 사고현장이었지.
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던 듯, 비보호 좌회전이 많은 북미에서의 단점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문득.
이 소리를 왜 하냐고?
당연히 하고싶은 말이 있으니까.
대개 대한민국에서 '충돌' 사고가 일어나면 인도에 있던 사람들은 멀뚱멀뚱 쳐다보거나
나 같이 수십년간 119에 길들여져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전화만 붙들고 있는게 일반적인데
여기는 2~3명이 자기 가던길 내팽겨치고 차로 다가가서 '괜찮은지 확인-움직이지 말라는 둥,
구급차 올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는 둥, 어디 아프냐는 둥.' 하고,
이래저래 도움이 되어주더라구. 사실 빨간색 캠리는 운전석 조수석 에어백이 다 터졌었거던.
물론, 내 옆에 서있던 삐딱hat의 터미네이터 선글래스를 낀 브루스 윌리스 느낌의 아저씨처럼
"와우, 무시무시하군. 괜찮으려나?" 이러고 내가 "911에라도 연락해야되지않나?" 라고 하던 사이에
"저기 저 사람이 걸고있구만." 라고 대답하며 횡단보도를 마저 건너는, 자기 볼일만 보는 사람도 있기야하지.
가던 길 마저 가야하는 차들도 그냥 사고현장 슬금슬금 피해서 알아서들 잘 가고.
참, 이것도 좀 다르지?
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사고 현장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이상한 유전병을 가지고있어서
꼭 10초는 엑셀레터에서 발을 떼고 사고현장을 보면서 3~5마디 중얼거린 후에야 가던길 간다니까.
그래서 도로가 더 정체되는거지. 으이구.
항상 보면 사고난 지점 바로 뒷 부분은 시원-_-하게 뚫려있더라만.
아참, 그래도 토우카는 한국처럼 빨리도 오더라. 빽빽거리지는 않는게 뭐 수준은 낫더라만.
경찰차는 사고난지 10초도 안되서(패트롤이었던 듯) 도착했고, 구급차는 내가 버스타고 현장 지나친지
한 3분쯤 됐나? 싸이렌 요란하게 울리면서 달려가더군. 확실히 땅떵이가 좁은 우리나라가 출동시간이 빠르긴 해.
이사하는 날이라고 짐 바리바리 싸들고 가던 와중에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는데,
나랑 관련없는 일이었으니 뭐, 좋은 구경 한 셈 쳐야지. ....라고 끝내고 싶었지.
근데- 아 이게 무슨 복선인가.
오후에 수업이 political science 딱 하나라서 띵가띵가 우리의 Rapid 버스를 타기위해
시간죽이기 놀이 하다가 버스를 타고 막 학교로 갔지.
사실 목요일이 시험이었어서 term 정리한 종이를 계속 쥐고 공부를 막 하며.
학교 도착하니 수업이 20분 정도 남았길래 식당으로가서 간단하게 밥을 먹으며 막 공부를 했어.
시간이 다됐길래 부랴부랴 강의실로 갔더니 이게 왠일이냐.....
모두 scantron(OMR카드와 같은 종류의 답안지)과 blue book 을 펴놓고 있는게 아닌가.
순간 멍 때리고, 교수한테 "오늘 시훰이었어?" 라니 -빵긋- 웃으며 "응^0^" 이라는게 아닌가.
하하, 매점으로 달려가서 여유분을 사둔 스캔트론은 놔두고 blue book 사오고 시험을 쳤드랬지.
뭐 결과는... 하하하하하.
미드텀인데. 미드텀인데. 미드텀인데.
머리 쥐어뜯으며 다 치고 교수한테
'나 시험이 목요일인줄 알았는데....' 라니까,
또 -빵긋- 웃으면서....
"그럴 때도 있지~ "
.
.
..
..
...
....
.....
그래... 이럴 때도 있지......
오늘은 음악시험 쳤는데, 작곡전공하는 지누말로는 완전 전문가 다됐다나 어쨌다나.
그래.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했삼.
분노의 만점예상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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